10대들 아지트된 24시 무인점포 "새벽에 드러눕고 발 올리고"...무인점포 사장님은 '울상'

인건비 절감을 위해 사람 없이 운영되는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범죄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주로 관리가 소홀한 틈을 노린 절도범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10대는 절도뿐만 아니라 무인점포를 아지트로 삼아 장시간 머무르며 영업에 피해를 입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4시간 운영되는 무인매장에서 손님이 없는 심야 시간을 이용해 냉장고에 앉거나 바닥에 드러 누워 스마트폰을 보며 쉬고 있는 10대들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감시망이 소홀한 점을 악용해 자신들의 '아지트'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10월 1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4시간 무인점포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글쓴이는 24시간 운영되는 아이스크림 무인 판매점에서 학생들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 화면을 함께 첨부했습니다.

지난 10월 2일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CCTV 화면 속에는 화면 속에는 여학생 4명이 무인매장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놀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스크림 냉장고 위와 계산대 옆이나 바닥에 앉아 있다. 한 학생은 아예 바닥에 누워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동네 중고등학생들이 새벽에 갈 곳이 없으니 24시간 무인 점포를 아지트로 쓴다"며 "동네의 24시간 매장에 다 저러고 있다. 업주들은 골치를 썩일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저 더러운 바닥에 눕고 싶을까?", "들어갈 때 보안 인증하게 해야 한다", "항상 일반상식을 벗어나는 존재가 변수네", "빨래방에도 저러고 있음", "부모들은 뭐 하고 있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무인점포 점주가 10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합니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은 밤 10시 이후 PC방, 찜질방, 숙박업소, 노래연습장 등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된 장소는 출입이 제한됩니다. 반면, 아이스크림, 빨래방 등 일반 매장에 대한 출입 제재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무인점포 특성상 업주가 상주하지도 않아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CCTV 특성상 현장 검거는 불가능하다. 무인점포의 경우 10대가 가장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절도 범죄에 적합한 장소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업주 입장에서는 피해 금액이 소액이니 신고 절차가 번거로워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반드시 신고해서 범죄 억제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은 문을 열 수 없거나 결제를 하지 못하게 하는 등 접근을 통제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주경제

 

경찰 등에 따르면 무인점포 대상 절도 사건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인점포 절도 사건은 2019년 203건에서 지난해 367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특히 무인점포 관련 범죄가 급증세를 보이는 중입니다. 경찰이 올해 9월까지만 검거한 무인점포 절도 사건은 1604건으로 이미 지난해의 4배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지난달 5일에는 10대 청소년 2명이 심야 시간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10곳을 돌며 현금 400만 원을 훔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