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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소식

피겨 유영, 부상도 막지 못한 '올림픽의 꿈'..."스케이트 신기 어려울 정도였다"

by 카오스2k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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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이 심각한 발목 부상을 이겨내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최종 6위에 올랐습니다.

유영은 김연아 이후 가장 높은 올림픽 순위를 기록한 선수가 됐습니다.


유영은 지난달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왼쪽 발목에 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그의 왼쪽 발목은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나중엔 스케이트를 신기 어려울 정도로 퉁퉁 부었습니다.

유영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를 쉼 없이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목에 크게 무리가 가고 말았습니다. 운동은커녕 걷기조차 어려운 상태에 이르러 유영은 절망적인 상황에 몰렸습니다.

그러나 1, 2차 대표 선발전 합산 점수로 상위 1, 2위 선수에게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주는 만큼 유영은 종합선수권대회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병원과 한의원을 돌아다니며 발목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고 물리치료와 함께 침을 맞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을 수 없었던 유영은 이를 악물고 치료의 고통을 참았습니다. 며칠 동안 발목 치료에 집중한 끝에 다행히 부기가 조금씩 빠졌습니다. 통증은 여전했지만 스케이트 부츠를 신을 수 있었습니다.

유영은 마침내 종합선수권에 출전해 변함없이 트리플 악셀을 뛰어올랐고, 김예림(수리고)과 함께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출전권을 따냈지만 유영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첩첩산중이었습니다.

유영의 발목 상태를 본 의료진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지만 베이징 올림픽 개막까지 한 달여를 상황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없었습니다.

지금 휴식을 취하면 자칫 실전 감각과 점프 밸런스는 물론 컨디션이 망가질 게 불을 보듯 했기에 유영은 집중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고, 다행히 발목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통증보다 더 참을 수 없는 건 불안감이었습니다. 하루라도 훈련을 빼먹으면 기량이 퇴보하고 올림픽 무대를 망쳐버릴 수 있다는 조급함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1월 말 말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 무리하게 출전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성치 않은 몸 상태로 출전한 탓에 연기 도중 점프에서 여러 차례 넘어지며 6위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유영은 훈련을 쉬지 않았습니다.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는 바로 그 날 새벽까지 아이스링크를 찾아 점프 훈련을 하며 컨디션 유지에 애를 썼습니다.


유영은 베이징에 도착한 이후 공식 훈련 시간마다 트리플 악셀을 최소한 5번 이상 시도하며 실전을 준비했습니다.

마침내 유영은 15일 쇼트프로그램과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한 차례씩 첫 점프 과제로 트리플 악셀을 뛰었습니다.

비록 두 차례 모두 회전수 부족의 아쉬운 판정이 나왔지만 유영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유일하게 시도하고 제대로 착지한 여자 선수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최근 러시아 선수들이 쿼드러플 점프를 손쉽게 구사하면서 트리플 악셀이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전방을 향해 뛰어올라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트리플 악셀은 여자 피겨에선 고난도 기술로 통합니다.

김연아도 현역 시절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지만, 실전에서 뛸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넘기 위해 트리플 악셀에 집착했으나, 끝내 올림픽에선 성공하지 못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유영은 17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회한의 눈물을 펑펑 쏟아냈습니다.


유영은 총점 213.09점을 받아 여자 싱글 6위에 랭크됐다. '피겨퀸'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 2014년 소치 대회 은메달의 성적을 낸 이후 한국 선수로는 역대 올림픽 여자 싱글 통산 세 번째로 높은 순위였습니다.

모두가 염원했던 메달 소식을 전해주지는 못했지만 유영은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며 자신과 싸움을 펼쳤고, 그 과정을 이겨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순위에 올랐습니다.

수 년간 한국 여자 피겨가 풀지 못했던 최대 과제는 역시나 '피겨여왕' 김연아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었습니다. 유망주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꽤 많았지만, 올림픽과 같은 세계 무대서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메달 진입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올림픽에서 두 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톱10에 진입하는 의미있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의 성장이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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