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 공식 기자회견 화제

73세의 여배우 윤여정이 대한민국을 들썩거리게 했습니다.

금일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소감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특히, 그동안 윤여정이 시상식 수상 소감을 통해 보여줬던 재치 있고 위트 있는 모습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첫 오스카 수상자, 윤여정 어떤 수상 소감을 전했을까요?

 

오스카 트로피를 받아 든 윤여정

윤여정은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느냐"는 농담으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는《미나리》의 제작사 A24를 설립한 배우입니다.

윤여정은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는데,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며 유머를 곁들였습니다. 

 

 

이어 아카데미 관계자와 《미나리》 동료 배우, 스탭들에게 감사를 전한 윤여정은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며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라고 했습니다.

 

또 함께 후보에 올랐던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냈는데 윤여정은 특히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느냐"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예우를 표했습니다.,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며 "다섯 명 후보들 모두 각자 다른 역할을 해냈기 때문에 사실 경쟁이 있을 수 없다"면서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서있는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저 내가 운이 좀 더 좋았거나,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특별히 환대해 주는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윤여정은 두 아들과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 '화녀'를 연출한 김기영 감독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자꾸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하는 두 아들의 잔소리 덕분에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라고" 웃어 보였습니다. 이어 자신의 영화 데뷔작 《화녀》를 연출한 고(故)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저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살아계신다면 오늘 저의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여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윤여정, 오스카 공식 기자회견

윤여정은 오스카 시상식 공식 기자회견에서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며 한국의 팬들을 향해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LA 한국 영사관으로 옮겨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정신이 없다. 수상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미나리'는 진심으로 만든 영화다. 그 진심이 통한 것 같다"라고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오스카 수상소감에서 1947년생 동갑내기인 배우 글렌 클로즈에게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던 윤여정은 실제로 글렌 클로즈가 수상하길 진심으로 바랐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도쯤 영국에 갔을 때 '욕망이라는 이름의 마지막 전차' 연극을 하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윤여정은 "요행수를 안 믿는 사람이다. 인생을 오래 살아 배반도 많이 당했다. 제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영어도 못하지만 그거보다 잘할 수 있는데 엉망진창으로 (수상소감을) 했다. 그게 좀 창피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닌 것"이라며 "동양사람들에게는 아카데미의 벽이 트럼프의 벽보다 높다고들 하는데, 꼭 최고가 되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그냥 다들 최중만 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윤여정은  자신의 연기철학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저의 연기 철학은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아르바이트하다가 시작했다.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대사를 외워서 피해를 주지 말자, 그것이 저의 시작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또 "절실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다. 편안하게, 내가 연기를 좋아해서 하는 것과는 다르다. 저는 정말 절실하게, 먹고살려고 했다. 대본이 저에게는 성경 같았다. 많이 노력한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아카데미까지 사로잡은 입담에 대해서는 그저 "제가 오래 살았잖아요.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떤다. 수다에서 입담이 나왔나 보다"라고 특유의 재치 있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윤여정은 최고의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나에게 최고의 순간은 없을 거다. 난 최고라는 말을 싫어한다"며 "영어 잘하는 애들이 충고하더라. 내가 경쟁을 싫어하고 1등 되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고. 그런데 난 최고 그런 거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다 최중(最中)으로만 살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입담을 과시했습니다. 

윤여정은 무대 뒤에서 브래드 피트와 있었던 일화를 전했는데 "다음 영화 때 돈 좀 더 써달라고 했더니 '조금' 쓰겠다고 하더라"며 웃음지었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정말 좋아한다, 팬이 많다고 하니까 브래드 피트가 꼭 오겠다고 했다. 꼭 오라고 했다. 약속한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미국 사람들 단어가 화려해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늙어서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간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는 "상을 타서 정말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영화를 찍으면서 계획한 것도 없고 어쩌다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사람들이 너무 응원하다 보니까. 그 사람들은 성원인데 나는 '이걸 못 받으면 어떻게 하나'가 됐다"면서 "스트레스에 실핏줄이 다 터졌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윤여정은 이어 "저는 받을 생각도 없고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며 "2002년 월드컵 할 때, 운동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태어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다. 그것이 즐겁지는 않았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윤여정, 역대 수상 소감

윤여정은 영국 아카데미 (BAFTA) 시상식에서 "이 상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모든 상은 의미가 있지만, 이 상은 특히 콧대 높은 걸로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매우 기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재치 있는 수상소감으로 '올해 최고의 수상 소감'이라는 찬사를 들었습니다.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 노미네이트 당시에 밝힌 소감도 화제가 됐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막 귀국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어 하겠지만, 여기에 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는 매니저와 함께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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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그러면서 우스갯소리를 섞어 자축의 소감을 팬들에게 전했습니다.

"문제는 매니저가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 혼자 술을 마셔야겠다. 매니저는 내가 술 마시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여정의 난 '혼술'이라고 한 자축의 소감은 작년 오스카에서 한국인 최초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밤새 술을 마시겠다."는 수상소감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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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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