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 설치한 개그맨 박대승, 손해배상 100만원 판결 "안 찍힌 여성에도 배상"
KBS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개그맨 박대승이 화장실 이용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물어주게 됐습니다. 법원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여자화장실을 이용했다면 피해 사실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프라이버시권을 침해받은 것으로 간주해 몰카 설치범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월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34단독 김동진 부장판사가 KBS 직원들이 공채 출신 프리랜서 개그맨 박대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박대승은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용 카메라를 설치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박대상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박대승과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지난해 2월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박대승은 징역살이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화장실을 이용한 여성들에게 손해배상도 해줘야 합니다.
박대승이 몰카를 설치한 화장실을 이용한 KBS 여성 직원 일부가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금 300만원씩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박씨 측은 원고들이 위 유죄판결 범죄사실의 피해자 란에 기재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여성들의 프라이버시권 침해를 인정한다면서 원고들에게 1인당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비록 수사기관에서 확보한 피고의 사진파일에는 원고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진영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고들이 가장 내밀한 사적 공간인 여성화장실 내에서 여러 가지 생리작용을 할 때 프라이버시권 침해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성은 피고가 설치한 몰래카메라로 인해 상당한 정도 노출돼 왔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연합뉴스는 밝혔습니다.
'개그콘서트' 등에서 활동한 박대승은 2018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KBS 연구동 내 화장실과 탈의실에 들어가 피해자들의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박대승은 피해자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촬영하는 등 총 32회에 걸쳐 피해자를 촬영하거나 촬영을 시도했으며, 지난해 5월 27일부터 29일 까지 15회에 걸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피해자의 모습을 찍거나 촬영을 시도했으며 이 같은 촬영물 중 7개를 소지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