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BTS 실종설', 롯데리아 "감자튀김 실종설 말 안 돼"
롯데리아가 제품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감자튀김 판매를 일부 매장에서 중단했습니다.
이에 감자튀김 수급 불안정이 경쟁사 맥도날드에서 팔고 있는 BTS 세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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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롯데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 19 영향으로 해상 운송이 불안정해 감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이로 인해 감자튀김 재고가 모두 소진될 경우 감자튀김 단품 판매는 일시 중단된다. 또한 세트 메뉴에 포함된 감자튀김은 치즈스틱으로 변경하여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롯데리아 점주들은 “고객들에게 감자튀김 없이 햄버거를 먹으라고 하라는 거냐”라며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롯데리아 본사가 점주들에게 냉동감자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임을 내부 공지한 것은 주말을 몇시간 앞둔 11일 금요일 늦은 저녁이었다고 합니다. 재고가 부족한 일부 매장에선 본사에 추가 발주를 넣었으나 입고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주말 특수를 날린 일부 점주들은 “냉동감자는 유통기한이 3년이나 되는데, 본사가 보관비용을 핑계로 충분한 재고 물량을 확보하지 않아 가맹점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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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맥도날드의 BTS 세트 때문 아니냐는 설(設)도 제기됐습니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 GRS 직원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는 "11일 밤 10시에 본사에서 냉동감자 공급이 안 된다는 메일이 왔다. 그리고 다음 날인 12일 감자튀김 입고가 중단됐다"라며 "코로나 영향으로 해상운송이 지연된다는 건 거짓 해명이다. 실제 원인은 맥도날드 BTS 세트가 히트하면서 감자튀김 대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다른 직원 한 명도 "감자튀김 공급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심플로트와 맥케인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둘 다 동일한 공급사의 감자튀김을 쓰고 있다. 하지만 BTS 세트 때문에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 수요가 증가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똑같은 종류의 감자튀김을 사용해 공급 대란이 생겼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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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지난달 27일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출시한 ‘더 BTS 세트’는 햄버거 없이 감자튀김과 맥너겟 10조각, 음료, 스위트 칠리·케이준 소스로 구성됐고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 박스에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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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선 BTS 세트 판매 첫날 팬과 배달원이 몰리면서 일부 매장이 폐쇄됐고 일본, 중국, 프랑스 등 BTS 세트가 출시되지 않은 국가에선 빈 포장지가 43달러(4만8000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세트 판매가 5900원의 8배에 달합니다. 맥도날드로 감자튀김 공급이 몰리며, 롯데리아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겁니다.
롯데리아 측은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감자튀김 공급업체가 달라 BTS 세트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미국 심플로트, 램웨스턴, 캐나다 맥케인푸드 등 북미 대형회사들로부터 감자튀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상당수 업체들이 2~3곳 업체들로부터 분산 공급을 받고 있는데 롯데리아는 심플로트에서, 맥도날드는 타사에서 공급 받는 물량이 많다고 합니다. 롯데GRS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치솟으며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배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지 타사 제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리아의 부진한 매출에서 비롯된 점주들의 불만과 세계적인 스타 BTS를 모델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경쟁사에 대한 부러움이 ‘감자튀김 BTS 실종설'을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는 매장 수가 1300개에 달하는 만큼 구매 규모가 크다”며 “수요예측을 잘못한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입항, 물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 17일쯤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